올해 4월 경기 오산시 한신대에서 야외수업을 하던 학생들을 덮친 차량사고와 관련해 가해학생 부모가 이 학교 홈페이지에 참회의 뜻을 담은 사과편지를 올려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당시 김모(19) 군은 운전면허 없이 친구 선모(19) 군의 SM3 승용차를 빌려 운전 연습을 하던 중 학교 안 만우관 강의동 앞길 오월계단으로 10여 m 굴러, 아래에서 수업 중이던 신학과 학생 50여 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이소연(19) 양이 숨지고 동승한 선 군을 비롯해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끔찍한 사고차량 소유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선 군의 아버지는 "제 아들이 직접 사고를 일으키진 않았지만 가해자 아닌 가해자 입장에서 몇 말씀 드리고 싶었으나 망설이다가 이제야 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선 씨는 "저는 아직 종교가 없지만 빈소에서 소연 양 부모가 김 군 어머니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용서와 사랑을 보고 종교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고로 많은 충격을 받았을 소연 양 가족에게 다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아직 투병 중인 학생들이 건강히 돌아오기 소망한다"며 "제 못난 아들에게 사고에서 살아남았음을 다행이라 생각하지 않고 일생을 살도록 지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화장을 한 이 양의 유해는 한신대 교정 동산의 한 나무 밑에 수목장으로 묻혔으며, 이곳에는 최근까지 학생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산=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