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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생 9명 특기 살려 ‘사회적 벤처’ 사업

입력 | 2006-07-05 03:03:00

신원건 기자


《“수시모집 특기전형에 합격한 ‘선배 강사’의 1000원 짜리 강의 들어보세요.” 고려대 1, 2학년생 9명이 후배들을 위해 ‘TeamSEE(Team Specialized Equal Education)’란 사회적 벤처를 만들었다. 사회적 벤처는 최근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업 방식으로 기업의 영리와 사회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9명은 대부분 수시모집 특기자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영어, 컴퓨터, 한자 등 각 분야에서 특기를 인정받은 이들이 컨설팅에 나선 것은 대학 입시생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표 송시영(20·한문학과 2년) 씨는 “각 대학의 수시모집 인원이 늘고 있지만 참고할 만한 사이트가 거의 없는 실정이며 학원은 수강료가 너무 비싸다”며 “우리의 소질을 살려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을 것 같아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뭉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무실은커녕 변변한 사업자금도 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체 회의를 열어 강의 콘텐츠를 정하고, 각자 써온 대본을 함께 읽으며 고친다. 매주 금요일엔 대본을 바탕으로 실제 촬영을 한다. 고려대가 재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작업실이 이들의 스튜디오다. 3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동영상 강의를 직접 만든다.

영어 면접, 컴퓨터 C언어, 한자 약어 강의 등 지금까지 인터넷 P2P 서비스에 제공한 강의만 30강이 넘는다. 강의당 수강료는 1000∼1500원.

김한별(19·여·경영학과 1년) 씨는 “후배들한테 저렴한 강의료로 구체적인 수시모집 준비 방법 및 학습법을 전수하고 싶다”면서 “오로지 ‘입소문’에 의지하고 있어 아직 촬영 테이프 값도 못 벌고 있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동영상 강의와 함께 홈페이지(www.teamsee.com)에서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상담도 해 주고 있다. 상담료는 무료.

김현조(20·산업공학과 2년) 씨는 “팀원들이 수시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후배들이 남긴 상담 글을 체크해 해당 분야 전공자에게 알려 준다”며 “상담글에 대해 최소한 5줄 이상 써주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회원수는 100여 명 정도.

이광걸(19·정경대 1년) 씨는 “앞으로 다른 대학과도 연계해 폭넓은 정보를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