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외교관 아들과 대학생, 의사, 대학 강사, 탈북자 등이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거나 구매해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환각파티'를 벌이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5일 엑스터시를 캐나다에서 밀반입, 상습 복용하고 판매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현직 외교관 아들 K모(24.대학생)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엑스터시를 서울 시내 나이트클럽 등에서 판매한 혐의로 탈북자 K모(2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엑스터시를 복용ㆍ판매, 알선한 서울 B병원 전문의 K모(32)씨와 D병원 수련의 K모(31)씨, S대 강사 K김모(28)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외교관 아들인 K씨는 3~4월에 엑스터시 300여정을 담뱃갑에 숨긴 채 공항을 빠져나오는 수법으로 밀반입, 서울 신촌인근 모텔 등에서 복용하고 나이트클럽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판매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유학생활을 했던 캐나다에서 총 30만원을 주고 구입한 엑스터시 300여정을 국내에서는 한 알에 5만~10만원씩 팔아 15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K씨는 외교관 자녀에게 발급되는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출입국심사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을 이용, 담뱃갑 등에 마약을 숨겨 공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탈북자 K씨는 1999년 8월에 함께 탈북한 동생이 작년 4월 엑스터시밀반입 혐의로 구속되자 남아있던 엑스터시 10정을 지난달 강남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3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계층은 탈북자, 의사 외에도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대학생, 바텐더, 공익요원, 유흥업소, DJ(디스크 제키) 등으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신촌 일대와 강남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엑스터시를 복용한 후 `환각파티'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일부 내외국인들이 신촌 등 일대에서 엑스터시를 맥주나 음료에 타서 마시는 일이 많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 확대 중이다.
박선홍기자 su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