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한국 해양조사선 '해양2000호'가 5일 독도 주변 해역에서 해류조사를 한 데 대해 '맞불 조사' 방침을 공식 발표하고 라종일 주일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가토리 요시노리(鹿取克章) 외무보도관 명의의 담화를 통해 "사태가 이렇게 된 이상 4월 차관급 협상 합의에 따라 연기했던 해양조사(수로측량)를 필요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토리 보도관은 이어 "앞으로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과학적 해양조사에 관한 잠정적 협력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협상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잠정적 협력 틀이란 한일 두 나라가 서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는 수역에서 조사할 때는 사전에 상대국에 통보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와 함께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라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한국이 해류조사를 시작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조사 중지를 요청했다.
라 대사는 "(이번 조사는) 우리의 영해와 EEZ 안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실시되는 정당한 주권 행사"라며 "일본 측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해양2000호가 이날 오전 6시 41분 한-일 양국이 서로 EEZ라고 주장하는 독도 서북서쪽 45km지점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경계 중이던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무선을 통해 "일본의 EEZ에서 일본의 동의 없이 조사를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조사중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해양2000호는 "한국의 EEZ 안에서 실시하는 조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답신한 뒤 조사활동을 계속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