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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특집]해안따라 맛집따라 별미가 있어 즐겁다

입력 | 2006-07-06 03:00:00


《입맛처럼 까다로운 것이 있을까. 그래서 모든 이의 입맛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이것이 식당에서 음식을 내는 이의 고민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그 비결은 간단하다. 정성이다. 직접 담근 장을 쓴다거나 재료는 엄선하되 쓸 때 아끼지 않는다. 깔끔한 주방은 정성의 외양이다.

올여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맛집을 정리했다.》

○개펄과 바다, 서해안

충남 태안은 ‘밥상천국’이다. 온갖 먹을거리가 풍부한 덕분이다. 사시사철 때마다 다양한 생선과 조개가 바다와 개펄에서 잡힌다. 우럭 농어 광어 주꾸미 낙지 게 숭어 백합 바지락 키조개 새조개 등. 우럭은 사철, 낙지는 7월까지 제철이다.

태안반도 북쪽 이원면의 삼광횟집의 ‘전계탕’은 여름 보양식으로 으뜸. 더덕에 전복 해삼 넣고 곤 백숙이다. 그 남쪽 원북면 삼거리의 ‘원북박속낙지탕’도 명물이다. 박의 속을 넣고 끓인 맑은 국을 이용한 낙지연포탕이다. 태안등기소 앞 토담집은 꽃게장만 30년째 내는 명가다. 봄에 잡아 장이 많은 태안 암게만 쓴다.

전북 부안에서는 ‘계화도’(간척공사로 뭍이 됐다)의 현대수산횟집을 찾아보자. 주인(김철수)이 신시도 앞바다에서 직접 잡는 생선만 쓴다. 가격도 저렴한 편(한 접시 3만, 4만 원). 신안군의 임자도는 국내 최장의 대광해수욕장(12km)이 있는 곳. 해변의 민박식당 ‘대광비치랜드’에서는 능성어 등 자연산 회를 맛본다.

무안은 낙지와 연꽃의 고장. 읍내 낙지골목도 좋지만 ‘기절낙지’를 맛보자면 홀통(현경면)으로 가자. 대소쿠리에 넣고 손으로 마구 비벼, 피부의 미끈거리는 물질을 벗겨낸 것을 막걸리식초로 만든 ‘물초장’에 찍어 먹는다. ‘마사지’로 부드러워진 낙지 맛이 일품이다. 백련 피는 회산저수지로 가는 도중의 ‘명산장어’(몽탄면)도 무안 명소. 3대에 걸쳐 68년째 장어만 구워 낸다. 시세는 kg당 4만 원.

○청정어장의 남해안

제방(영산호 하구언)이 서기 전만 해도 개펄 천국이던 전남 영암. 그 역사는 ‘개펄1번지’였던 독천(학산면)에 남아있다. 독천의 낙지골목이다. 이 곳은 ‘갈낙탕’의 원조다. 주인공은 ‘독천식당’의 서망월(62) 씨로 37년 전에 이 음식을 만들었다. 낙지를 넣고 끓여 낸 갈비탕의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강진의 명소라면 설성식당의 한정식, 동해회관의 짱뚱어탕(6000원)을 들 수 있다. 한정식은 1인분에 5000원. 연탄불에 굽는 오겹살 돼지고기 고추장양념구이가 함께 나온다. 개펄에서 메뚜기처럼 펄쩍펄쩍 뛰는 짱뚱어는 고단백 식품이다.

완도의 완도대교 입구 ‘산해진미식당’은 낙지회무침(1만 원)이 별미. 7, 8월은 농어 광어 철이다. 푸짐한 반찬의 정식(6000원)도 있다. 장흥의 7월은 참장어 철. 옥섬관광횟집에서는 참장어샤부샤부를 낸다. 차밭 보성에서는 한정식을 즐긴다. 순천시내 ‘일품매우’는 매실을 먹여 키운 육질 좋은 한우를 낸다. 광양 섬진강변의 청매실농원 주인인 홍쌍리 씨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 장천동 시장통의 대원식당은 구옥에서 한정식(1만5000원)을 낸다. 간장독 된장독이 가득한 마당의 장독대가 인상적이다. 승주 선암사 부근의 진일기사식당은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별미다.

경남 통영의 여객선터미널 앞 서호시장은 통영 거제의 식당 주인이 몰리는 곳. 시장 안 대장간 골목의 ‘원조 시락국’은 꼭 들르자. 장어를 고아 낸 국물에 된장을 풀어 끓인 시래기국(4000원)의 구수한 맛이 좋다. 시장입구의 ‘분소식당’은 생선국으로 유명한 곳이다. 싱싱한 횟감으로 매운탕(쏨뱅이, 복·1만 원)을 끓여 낸다. 생선국은 8000원(복국 장어국).

인근 거제의 새 별미는 백만석(www.백만석.com·신현읍 고현리)의 ‘멍게비빔밥’. 냉동한 멍게 속을 뜨거운 밥에 비벼 먹는데 향긋한 맛이 그만이다. 우럭 맑은 탕과 함께 낸다(1만 원).

부산의 명물은 자갈치시장의 곰장어 구이. 곰장어 골목의 ‘8호 김해집’은 김옥자(61) 씨와 며느리들이 24시간 음식을 내는 32년 전통의 식당. 기장 읍내 시장 통의 ‘못난이식당’은 갈치전문식당이다. 구이와 찌개가 기본이고 기장에서 갈치가 나는 8월 중순∼11월 말은 갈치회도 낸다.

○거친 파도의 동해안

동해안에서 생선의 맛이 좋기로 이름난 곳은 강원 삼척의 정라진(삼척항). 정라진 길가의 ‘바다횟집’은 술꾼들이 속풀이로 즐겨 찾는 ‘곰치국’(6000원)의 명소다.

물회(오징어 광어 골뱅이)도 있다. 인근 ‘향토식당’은 가자미회(1만5000원)와 도루묵찜(2만 원)이 맛있는 식당.

새벽에 들어온 싱싱한 가자미를 뼈째 썰어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다. 연어 은어가 잡히는 양양 오대천변에는 은어회 식당도 있다. 구이와 튀김(각 2만 원)도 낸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