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공이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1)의 근처에만 가도 야유를 쏟아 냈다.
야유는 호날두의 플레이를 방해하려는 프랑스 팬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독일 팬들도 동조했다. 호날두가 특유의 헛다리 짚기에 이은 돌파를 선보이며 프랑스 수비수 4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슈팅을 날려도 야유는 그치지 않았다. 팬들이 호날두에게 최소한의 동료애를 잊었다고 함성으로 손가락질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날두는 2일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갑내기 동료 웨인 루니가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와 볼을 다투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카르발류의 허벅지를 밟았을 때 멀리서 달려와 주심에게 항의한 주인공.
루니는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고 호날두는 잉글랜드의 ‘공적’이 됐다. 호날두는 “루니를 퇴장시키라고 주장한 게 아니라 파울이라고 주장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루니가 퇴장당한 뒤 의미심장한 윙크를 보낸 게 TV 화면에 잡혀 팬들에게는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호날두는 이날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포르투갈은 프랑스에 져 3, 4위전으로 밀렸다.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을 놓친 데다 팬들의 야유까지 받은 호날두의 마음은 어떨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