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미국 애틀랜타 공항에서 두 명의 남자가 만났다. 한 명은 코카콜라가 새로 개발한 음료의 제조 기밀을 팔아넘기려는 이브라힘 딤슨 씨였고 다른 쪽은 이를 사려고 나온 경쟁사 펩시콜라의 직원. 그러나 펩시 직원은 신분을 위장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이었다. 제조 비법이 담긴 서류와 음료 샘플을 넘기려는 순간 딤슨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보다 한 달 전 펩시콜라는 모종의 편지를 받았다. 코카콜라의 새 음료 제조 비법을 150만 달러에 넘기겠다는 제안이 적혀 있었다. 펩시콜라 측은 곧장 이 사실을 FBI에 알렸고, ‘코카콜라 스파이 체포작전’의 막이 올랐다.
5일 애틀랜타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딤슨 씨와 공범 2명이 모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딤슨 씨가 팔아넘기려 했던 14장짜리 서류와 음료 샘플은 모두 코카콜라에서 ‘최고 기밀’로 분류되는 정보. 네빌 이스델 코카콜라 회장은 “정보 절도 사실을 경찰에 제보한 펩시콜라 측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데이브 드세코 펩시콜라 대변인은 “두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는 공정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면서 “경쟁사를 돕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