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발사한 대포동2호 미사일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발사 42초 만에 추락 혹은 폭발한 것이 아니며 이상이 생긴 후에도 비행을 계속해 총 499km를 날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성규 합동참모본부 정보참모본부장은 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대포동2호의 전체 비행시간은 7분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며 “42초 만에 추락했다는 것은 와전된 것 같다”고 보고했다.
이 본부장은 “(대포동2호는) 42초 동안 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이후 이상이 생긴 상태에서 수백 km를 더 날아가 떨어졌다”며 “정상적이었다면 초속 7km의 속도로 1분 정도 날아가 1단계 추진로켓이 연소되고 2단계가 점화되는데 그전에 이상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글로벌 시큐리티’의 존 파이크 소장은 대포동2호 미사일이 발사 초기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북한 기술진이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무게를 가볍게 하려다 몸체가 약해진 나머지 외압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여하튼 북한의 대포동2호 시험발사에 대한 한미일 3국의 평가는 ‘실패’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군사전문가는 이번 발사 실패를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의 실패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미야자와 마사후미(宮澤政文) 전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공학부 교수는 “연료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처음부터 연료를 10∼20%밖에 넣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사한 적이 없는 1단계 신형 추진장치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에 발사된 대포동2호의 1단계 추진장치는 수백 km를 비행했다는 것이다.
또 처음부터 추진장치 분리를 계획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방위청 관계자는 2단 추진장치가 점화되지 않은 것에 대해 “2단계 추진장치에 연료 대신 물 같은 것을 넣어 일부러 점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방위청의 또 다른 간부는 “여러 발의 미사일 낙하지점을 일정한 지역에 집중시킨 능력은 큰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해가 뜨기 전에 발사를 시작한 것은 야간 발사능력을 과시해 위협 효과를 높이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사평론가 에바다 겐스케(江畑謙介) 씨는 우선 미사일이 모두 러시아 쪽 동해에 떨어진 데 대해 “착탄지점을 러시아 쪽으로 해 한미일의 반응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군사정보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 주니어 씨는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에 기고한 글에서 “대포동2호 발사 자체가 북한에는 가치 있는 경험이고 제한적이지만 자료 수집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며 “이런 경험과 자료가 시스템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렉싱턴연구소의 댄 고어 연구원은 “대포동2호 미사일이 1998년 미사일과는 달리 첫 단계에서 이상이 생긴 것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일 수 있다”며 “북한이 결함을 찾아 수정한 후 한 달 내에 또 다른 대포동2호를 발사대에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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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성 국방전문 기자 yshwang@donga.com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