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새벽 발사한 6발의 미사일이 동해상에 떨어지기 직전에 미국 시카고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OZ235편이 인근 상공을 운항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승객 223명과 승무원 12명을 태운 이 항공기는 5일 오전 2시 30분에서 3시 10분 사이 러시아 극동부 캄차카 반도와 하바롭스크 영공을 지나 동해 상공을 통과한 뒤 오전 4시 40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이 첫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시간은 오전 3시 32분이었다. 자칫 비행시간이 지체됐을 경우 위험시간에 위험지역을 통과할 뻔했던 것.
정부는 3일 저녁 북한이 미사일 낙하가 예상되는 동해상 지점에 항해금지구역을 설정한 사실을 포착했으나 우리 선박이나 항공기 등에 이 정보를 전파하지 않았다.
5일 새벽 동해 상공에는 유럽에서 일본을 향하던 여객기 10여 대도 비행 중이었다고 일본 방위청이 밝혔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관계국 간 사전 조정을 의무화한 ‘시카고 조약’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하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통해 북한에 항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해군은 이미 일본 해군과 공조해 동해상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 수거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군 관계자가 말했다. 대포동2호 미사일이 떨어진 곳은 일본 홋카이도 서쪽 500∼600km 지점의 공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사일 추락 지점의 해역이 수심 1000m 이상의 심해인 데다 미사일의 특성상 쇳덩어리째로 바다에 가라앉아 버렸을 가능성이 높아 미일 해군의 선진 기술을 동원해도 이르면 몇 주, 늦으면 몇 개월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군 관계자는 예상했다.
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