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진 열쇠/황선미 지음·신민재 그림/136쪽·7500원·웅진주니어(초등2, 3년)
베스트셀러 동화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명자는 폐결핵에 걸렸지만 달리기를 뛰어나게 잘한다는 이유로 교내 육상선수로 뽑힌 가난한 집 맏딸이다. 친구들에게 폐결핵을 앓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명자는 가슴이 아파도 이를 숨긴 채 하기 싫은 육상 연습을 계속한다.
어느 날 우연히 책으로 가득한 1학년 3반 교실을 발견한 명자는 글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밖이 어둑해질 때까지 책 읽는 즐거움에 빠진다. 명자를 눈여겨보던 선생님은 앞으로 이 교실 열쇠를 맡기겠다고 제안한다. 명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깨닫지만 그 일을 위해서는 먼저 호랑이 육상 선생님에게 폐결핵 사실을 고백하고 육상을 그만두어야 한다.
저자는 명자를 통해 “정말 참을 수 없는 건 가난한 것도, 힘든 것도, 아픈 것도 아닌, 좋아하는 걸 못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리고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잔잔히 일러 준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