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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반대시위 ‘충돌’ 우려…12일 10만명 집회

입력 | 2006-07-09 20:48:00


10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제2차 본협상 기간에 농민과 노동자, 시민단체들이 대규모 반대 시위에 나설 예정이어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은 한미 FTA의 성사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협상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과격 시위에 나설 수도 있어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시민단체 등의 평화적 시위는 보장하겠지만 국가 신인도에 타격을 주게 될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9일 시민단체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협상 기간인 10~14일 협상 장소인 신라호텔 앞에서 매일 저지 결의대회를 여는 등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집회와 선전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범국민운동본부는 12일 오후 4시에는 광화문에서 농민과 노동자 등 10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미 FTA 협상의 최대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농민들은 범국민대회 참여를 위해 12일부터 상경 투쟁에 나선다.

42개 농민단체들로 구성된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5만여 명의 농민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농축수산인 결의대회를 연 뒤 범국민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황경산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은 "농업 부문의 경우 정부도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뻔히 알면서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협상문을 공개하지 않는 등 국민의 합의나 알권리를 무시하는 협상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도 민주노총이 12일 하루 한미 FTA 저지 등을 위한 시한부 총파업을 벌이는 등 협상 반대 운동에 적극 합류할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협상 첫 날인 10일 오후 2시에는 미국의 주요 노조인 미국노총산별회의, 승리혁신연맹 대표단 6명과 함께 '한미 FTA 협상 대응전략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한미 노동계의 공동대응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경찰은 협상 기간 대규모 시위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방 경력을 지원받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은 전·의경 100여개 중대(1만2000여명)를 집회 장소와 협상장 주변에 집중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불법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협상이 한미 FTA의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회도 과격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집회 주최측이 평화적 시위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대규모 연합집회라는 행사 성격상 일부의 과격 행동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