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쑤저우에 5성급 호텔을 오픈한 호텔신라의 이만수 사장. 이 사장은 “쑤저우에서의 호텔 경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국과 인도에 200개의 호텔 체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호텔신라
호텔 사업은 흔히 성장성이 낮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수익을 내는 객실과 식당의 규모가 정해져 있는 데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어 신규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포시즌스, 하이엇, 힐튼, 메리어트 등 유명 호텔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파고들 여지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토종 브랜드인 ‘신라호텔’이 국내 호텔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호텔신라는 1일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5성(星)급인 ‘쑤저우 신라호텔’을 공식 오픈했다.
객실 308개, 식당 4개, 콘퍼런스홀 1개, 회의실 9개를 갖춘 이 호텔은 현지 투자 개발회사인 젠웨이(Genway)가 올해 4월 완공한 것으로, 호텔신라가 20년간 위탁 경영하게 된다.
호텔신라는 위탁경영 수수료로 초기 4년간은 매출액의 4%, 이후에는 8%를 받는다. 호텔 측은 경영이 정상화되는 2010년 이후에는 매년 5억∼10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 호텔은 큰 호수와 인접해 있어 경관이 뛰어나고 쑤저우 공업단지 중심에 위치해 발전 가능성도 높다. 다만 설계와 시공을 현지 건설업체가 맡아 보완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게 호텔신라의 분석이다.
쑤저우 현지에서 만난 이만수(57) 호텔신라 사장은 “대규모 투자 없이 중국에서 최고급 호텔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게 된 것은 큰 기회”라며 “현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칭다오(靑島), 마카오 등 4곳에서도 추가적인 위탁 경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2015년까지 200개의 호텔 체인을 운영해 신라호텔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 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호텔 주변에 피트니스클럽, 유통센터, 건강 클리닉 등을 함께 운영해 일대를 ‘신라 문화타운’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호텔신라의 성장이 ‘삼성’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호텔 경영과 관련해서는 ‘효율’과 ‘이익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재무, 총무, 홍보 등을 포함한 모든 부서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고 불필요한 인력 수요를 줄여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에 대해서는 “밤잠을 줄여가며 세부적인 일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호텔 사업에 대한 안목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쑤저우=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