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인 ‘2006 동아·LG 국제만화페스티벌’이 21일부터 8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총상금 9100만 원의 ‘동아·LG 국제만화 공모전’의 수상작 전시와 함께 세계 만화계의 최신 흐름을 접할 수 있는 ‘해외만화 초대전’과 ‘한국만화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나는 만화가다’, ‘만화방’이라는 두 개의 섹션으로 마련된 ‘한국만화 특별전’에서는 ‘파페포포’ 심승현 작가, 아기공룡 둘리를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최규석 작가 등 유명 만화가들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일상생활 공간인 방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꾸민 체험공간도 선보인다.
해외만화 초대전 ‘스위스 현대만화전-만화를 조각하다’는 국내 최초의 스위스 만화전시회다.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와 함께 유럽의 4대 만화 강국으로 꼽히는 스위스 만화를 살펴볼 기회다. 기존의 2차원 만화가 아닌, 설치와 조각 개념의 ‘조형만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만화 도자기 만들기’와 ‘만화가면 만들기’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열린다.
개막식은 20일 오후 4시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02-2020-0736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출품작으로 본 세계만화계 흐름
극화, 카툰,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총 4개 부문에 걸쳐 시상하는 ‘2006 동아·LG 국제만화공모전’에는 총 30개국에서 13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작품들을 보면 현재 세계 만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디지털 3D 비주얼의 화려함 vs 아날로그 만화의 감성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애니메이션은 총 160편. 작품을 보면 세계 애니메이션계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이냐’, ‘전통적인 방식의 아날로그 애니메이션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사를 맡은 시사만화가 박재동 씨는 “3D 애니메이션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한국 작가들의 수준도 높아져 거의 ‘토이 스토리’ 수준에 이르는 작품도 상당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여전히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품들에선 기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평한다. 아직까지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화려한 비주얼을 살리는 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는 것. 이번 출품작들도 2D로 된 아날로그 셀 애니메이션이 스토리의 탄탄함, 표현의 감수성이 뛰어났다고 평한다. 대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 3D ‘토이 아티스트’와 셀 애니메이션인 ‘비오는 날의 산책’은 이런 흐름을 극명히 보여 준다.
○캐릭터에게 ‘내러티브’를 부여하라
출품된 114개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캐릭터로 성장하기 위한 조건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캐릭터 자체만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만드는 것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캐릭터에 이야기 구조를 접목시켜야 한다는 점을 출품작들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김상남 계원조형예술대 강사는 “주연, 조연 캐릭터가 있고 상호 이야기가 있을 때 캐릭터의 성격이 부여되며 이는 겉모습만으로 줄 수 없는 캐릭터의 매력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내러티브가 부여되면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의 접목성 △모바일 콘텐츠로의 활용성 △다양한 상품으로서의 개발 가능성이 커져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인쇄 만화의 디지털화
극화 공모작들의 특징은 과거 수작업으로 모든 것을 처리했던 작가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 대상을 받은 ‘비상’의 경우 수작업과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동시에 활용했다.
만화가 이진주 씨는 “온라인 만화의 발전으로 만화가들의 그림 그리기 중 상당 부분은 컴퓨터로 이루어진다”며 “책으로 출판되는 만화도 디지털기법을 가미해 선을 그리고 채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비판보다는 유머가 좋다
카툰은 주제에 대해 한 컷의 그림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유행, 경향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카툰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정치권력 등 권력을 비판하던 과거와 달리 남녀간 사랑, 친구와의 우정, 성적 에로티시즘을 드러내는 추세다.
카툰 심사위원인 주완수(애니메이션 전공)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카툰 작가라고 하면 시사 만화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일러스트 작가들도 카툰을 그릴 정도로 수준 높은 작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수상작-수상자 명단
극화
△대상: 비상(박경배)
△우수상: 홍이 이야기(박건웅)
△장려상: 백조(김국남) 유난히 긴 밤(송태욱) 돈(김희석)
△심사위원 특별상: 마이다스=아담(허견)
카툰
△대상: Comb(파벨 쿠친스키)
△우수상: ‘원숭이’, ‘돼지’, ‘코드’(최묵산) 나무의 죽음(조유희)
△장려상: 유재석, 강호동(강태이) 여자화장실?(김효곤) The Wall(예지 글루제크)
캐릭터
△대상: 판타몽(조영성 정민정)
△우수상: Kiwi Country(저웨이두)
△장려상: 발광 가족(송동원 편현호) 지구의 기원(김성준) 토이키즈(김성웅)
애니메이션
△대상: 비오는 날의 산책(최현명)
△우수상: 토이 아티스트(장욱상)
△장려상: 아빠가 필요해(장형윤) 체임버(유석현) Why Not(김동범)
△새로운 시도상: Synchronoff(카셔 페레스) CV Brothers(조세헌)
△기술상: The Fly(송한진)
△특별상: 꿈 도깨비(이영석)
△청소년 감독상: Noise(정시균 김훈민 이준민)
○ 극화 대상… 비상 (박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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