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생 이정욱(7·서울 서초구 방배동) 군은 아직도 잠을 자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오줌을 싼다. 어쩌다 할아버지 댁에서 자는 날엔 두 돌이 갓 지난 동생의 기저귀를 차야 하니 여름방학에 남들처럼 캠프에 갈 꿈을 꾸지도 못한다. 낮에는 멀쩡히 오줌을 가리다가 밤이면 오줌을 싸는 야뇨증. 연세대 의대 소아비뇨기과 한상원 교수는 “너무 어린 자녀에게 오줌을 가리도록 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이미 나이가 들었는데도 태평하게 병을 키우는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 이사-입학 등 심리적인 요인 많아
누구나 자라면서 잠자리에서 한두 번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아가 만 5세, 남아가 만 6세를 넘었는데도 한 달에 두 번 이상 밤에 오줌을 싼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이 무렵 아이의 15%가 이에 해당한다.
이런 아이들이 모두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 때마다 이들 가운데 15%는 자연스레 낫는다. 야뇨증 아이의 70%는 요도 방광 등 신체 기관의 이상이 없는 ‘일차성 야뇨증’이기 때문이다.
야뇨증이 있는 어린이들은 잠잘 때 오줌이 덜 나오도록 하는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량이 적을 수 있다. 또 오줌을 보관하는 방광 용적이 적을 수도 있다. 하루에 단 한 차례라도 오줌의 양이 ‘(나이+1)×30’ 용량(cc)을 넘으면 방광 용적은 충분한 것으로 간주된다.
유치원에 들어가는 등으로 생활환경이 바뀌면 깊은 잠을 자기 때문에 ‘신호’가 와도 깨지 못하거나 참지 못하는 아이도 많다. 특히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다가 다시 야뇨증이 생긴 아이들에겐 심리적 환경적 원인이 많이 발견된다. 부모의 이혼이나 이사 등 심리적 원인으로 오줌을 싸는 아이도 드물게 있다.
하지만 방광이나 신장 등의 이상으로 의심되는 신호가 있을 땐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낮에도 오줌이나 대변을 지린다면 배뇨와 관련된 신경계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지린내가 심하면 요로 감염일 수도 있다. 변비가 심한 아이에게도 야뇨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