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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5만개 새로 생겨… 2006 독일 월드컵 경제효과는

입력 | 2006-07-10 03:06:00


“이제 더는 나 혼자 자동차에 국기를 달고 다니지 않는다.”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이 독일 국민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성과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에서 국기를 흔드는 것은 금기시 됐으나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아니었다. 누구나 국기를 흔들었다.

베를린자유대의 스포츠심리학자 군터 게바우어 씨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독일 사람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들을 개방적이고 활기차면서도 친근감 있는 존재로 보이고 싶어 했다. 이 같은 인간형은 독일인들이 꿈꾸어 오던 이상적인 존재였다. 그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그렇게 행동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과거에 대한 죄의식이 있던 독일 사람들은 드러내 놓고 애국심을 과시하지 못했으나 비정치적 행사인 월드컵으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마음껏 국기를 흔들면서도 외국인과 함께하는 잔치에 어울려 새로운 애국주의의 모델을 발견했다는 것.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평화적 애국주의를 독일이 축구 이외의 분야에서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경기 외적인 면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상당수의 외국 기자가 이번 대회의 경기 운영과 대회 환경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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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4강전 이탈리아-독일

당초 우려했던 네오나치즘 등의 인종주의 폭력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 구호는 ‘친구를 만들 시간, 인종주의에 반대하자’였다. 일부 잉글랜드 팬이 난동을 부리기는 했으나 대규모의 훌리건 폭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독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대규모 매춘도 적발되지 않았다.

독일 포스트방크의 분석가 하인리히 바이에르 씨에 따르면 이번 대회 기간 30억∼40억 유로(약 3조6000억∼4조8000억 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이 10억 유로(약 1조2000억 원) 이상을 썼다. 당초 예상의 두 배인 약 200만 명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독일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이었고 역시 절반이 1주일 이상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독일 내에서 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독일 정부는 이 같은 월드컵 특수가 경제난과 실업난에 허덕이는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FIFA에 따르면 전 세계 200개국에서 연인원 300억 명 이상이 월드컵을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가입국 숫자인 191개국보다 더 많은 국가에서 월드컵을 본 것이다. FIFA는 9억5600만 유로의 중계료를 벌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213개국에서 연인원 288억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대회 동안 2만1000여 명의 기자가 다녀갔다고 FIFA는 말했다.

슈투트가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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