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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휴전요청 일축…민간인 희생자 속출

입력 | 2006-07-10 03:06:00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공세가 민간인 희생자를 낳으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길라드 샬리트(19) 상병을 구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중 폭격을 하고 육상 진격 작전도 벌여 왔다.

이스라엘 육군 병력은 8일에도 가자지구 북부지역에서 이틀 동안의 대규모 무장세력 소탕전을 벌인 뒤 일단 철수했으나 이스라엘 공군은 곧바로 가자시티 서쪽 지역에 최대 규모의 공습을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아모나 하지지(여) 씨와 그의 딸 라완(6) 양, 아들(20) 등 일가족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집에 미사일이 떨어져 외벽이 파괴됐고 마당은 군데군데 피로 얼룩져 있었으며 대문 근처는 온통 피바다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미 생명이 끊어진 라완 양의 시신은 붉은 모포에 싸여 가자시티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엔난민구호사업(UNRWA),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HR) 등 유엔 산하 6개 기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며 “인도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팔레스타인 지역의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며 유엔 관계자들이 가자지구를 둘러볼 수 있도록 접근권을 요구했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 측에 ‘휴전’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피의 소용돌이를 벗어나려면 이스라엘은 즉각 공격을 중단해야 하며 납치된 이스라엘 군인 문제는 국제적 중재자를 통해 간접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샬리트 상병의 석방을 제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측은 “샬리트 상병이 석방되기 전까지는 정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마크 레게브 외교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공격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