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 즉위 800주년을 맞아 11∼13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나담(Naadam) 축제가 열린다.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하고 황제에 오른 것이 800년 전인 1206년. 몽골 정부는 올해 각종 ‘칭기즈칸 되살리기’ 행사를 펼치면서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칭기즈칸 시대부터 시작된 나담 축제는 경마와 궁술, 씨름 3종 경기에 전국의 선수들이 출전해 승부를 겨루는 몽골의 가장 큰 연례행사. 올해는 예년의 두 배가 넘는 1000여 명이 모여들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커다란 텐트가 쳐진 넓은 초원 위의 행사장에는 이미 13세기 무사 복장으로 꾸민 몽골 군인들의 예행연습이 한창이다.
몽골 정부는 이번 행사에 1600만 달러(약 152억 원)를 투자해 최대 50만 명 선으로 추산되는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몽골 정부는 500만 달러를 들여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 광장에 칭기즈칸의 동상을 세우고 있다. 또 울란바토르 공항 이름이 칭기즈칸 공항으로 바뀌었고, 울란바토르가 ‘붉은 영웅’을 뜻하는 공산주의 시대의 잔재이므로 수도 명칭을 ‘칭기즈 시티’로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몽골 의회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 화합을 위해 1590명의 죄수 사면을 승인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앞두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자”며 직접 국민에게 과음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칭기즈칸 붐’은 1990년까지 70년간의 공산 통치 시절 칭기즈칸을 봉건 압제자로 규정하고 그의 이름과 유산, 후손들을 없애려고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칭기즈칸의 명성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키우려는 몽골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