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앞둔 9일 오후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가운데)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인천=신원건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도 이익이 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9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 웬디 커틀러 한미 FTA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번 FTA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인 유대관계가 깊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10분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5분가량 포토라인에 선 채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한미 FTA 2차 협상에서 양국 간에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면서도 협상 전망을 낙관하지만은 않았다.
커틀러 대표는 “모든 이슈가 다 쟁점”이라며 “이번 협상에서는 17개 분과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구체적인 양허·유보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쌀 시장 개방 문제와 관련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장 접근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에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에 대해서는 “매번 기자들이 이 문제를 묻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반대 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인터뷰를 마친 커틀러 대표는 입국장을 빠져나오다 이들의 구호를 듣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협상 기간에 커틀러 대표의 언론 인터뷰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주한 미 대사관은 “커틀러 대표는 방한 기간에 개별 인터뷰는 일절 갖지 않을 것”이라며 “10일 오전 단 한 차례만 공식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 국내 반대 단체들은 협상 기간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각종 시위와 집회를 예고해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범국본 관계자는 “경찰에서 정당한 시위를 탄압하지 않는 한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리는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와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앞을 통틀어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 이 주변에 200여 개 전·의경 중대(2만여 명)를 배치할 계획이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