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서울 도심의 번화가에서 난데없는 오물 투척 소동 때문에 대혼란이 벌어졌다.
8일 오후 7시 20분경 20여 명의 장애인이 서울 중구 명동 A쇼핑몰 근처 노점상 일대에 나타나 오물을 뿌려댔다.
액세서리와 화장품, 군것질거리 등을 팔고 있던 10여 개의 노점상이 오물을 뒤집어썼고, 노점상 주인과 장애인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몸싸움을 벌였다. 오물 냄새가 진동하면서 토요일 밤을 즐기려던 시민들은 코를 막고 바쁜 걸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며칠 전부터 명동 노점상협회에 노점자리를 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오물 소동을 벌인 것”이라며 “주동자인 김모(50) 씨가 자신의 집 정화조에서 오물을 퍼 왔다”고 밝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주동자 김 씨 등 장애인 13명과 노점상 주인 김모(49·여) 씨를 각각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5명에 대해선 9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영장이 신청된 5명은 오물이 든 봉지를 준비했다가 사건 당일 동료들에게 나눠주며 투척을 지시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