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갈치 시장의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으나 상인과 시행사 간의 마찰로 준공은 물론 재개장까지 차질이 예상된다.
9일 자갈치시장 현대화사업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최근 부산시의회 의원이자 부산어패류처리조합장인 구동회 씨와 조합원 10여명이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 외부의 흡·배기 송풍탑 6개 등을 파손했다.
전국 수산물유통의 16%를 담당하는 자갈치시장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어패류조합 측은 2.5m 높이의 송풍탑이 건물 출입구와 상가를 가려 영업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드나드는 데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송풍탑을 낮추거나 없애 달라고 도시공사에 요구했다.
조합측은 “도시공사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대로 건물이 준공되는 것을 볼 수 없어 송풍탑을 파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측은 “당초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해 왔으며 마무리단계에서 임의로 설계를 변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 법규상 송풍탑의 높이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지금 와서 설계내용을 변경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상인들이 시설물 설계변경이나 환경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물 준공 후 입주를 거부하겠다고 맞서 새롭게 단장한 자갈치시장의 파행운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상인들은 자갈치시장에 들어설 예정인 씨 푸드 레스토랑이 기존의 상권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입점철회를 촉구하고 나서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03년 12월 착공된 자갈치시장 현대화사업은 모두 362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기존 건물을 헐고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7856평 규모의 신축건물을 짓는 것으로 현재 마무리 상태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자갈치시장 연혁:
△1945년 현 위치에 노점상 형성
△1970년 10월 3층 건물로 정식 개장
△1999년 10월 부지 매립공사 완료
△2002년 1월 임시가설시장 점포 이전
△2003년 12월 현대화사업 착공
△2006년 7월 현대화 건물 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