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10일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 "대포동 미사일은 현 시점에서는 조만간 발사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은 배치돼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송 실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6자회담을 재개해서 미사일 발사 문제를 따지고 주고받을 건 주고 받고 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정도를 넘어선 도발적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 배경도 있어 양측면을 다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인식에 대해 "대포동 2호 발사가 성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북한의 조치가 과도한 데 대해서는 응분의 조치가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있고, 그것보다도 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건설적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실장은 특히 "미국과 일본,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성격이나 내용이 다르고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간 협의 방식과 관련해 "우리는 스스로 판단할 때 '이번에 북한이 도발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참고하라. 당신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느냐'하면 미국도 '알겠다. 무슨 생각을 갖고 있다' 이렇게 조율해나가는 것이지 미국이 우리에게 '이것 중단해라, 그 다음에 이것 해라. 하지마라' 이렇게 압박성 관계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또 남북 장관급 회담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장관급회담이 경제협력을 논의했지만 지금은 그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 될 수 없다"며 "미사일과 6자회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듣고 그 다음에 우리가 판단할 수 있게 (북한의) 입장을 가져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송 실장은 이어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전에 없던 의제인 미사일과 6자회담을 분명히 하고, 비료, 식량 등에 대한 논의를 유보한다고 돼 있다"며 "이는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상황을 보면서 1단계를 하고 그 다음에 타결책이 나오는 지 보고하는 것"이라며 대북 '단계적 조치론'을 강조했다.
송 실장은 남북 장관급회담이 예정대로 11일 개최될 지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는 열리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하지만 남북관계 일정은 마지막에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추진에 대해 송 실장은 "지금은 6자회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제하고 "5자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에 '이러이런 건 해줄 수 있으니 북한도 이러이런 것을 해 줄 조치를 준비해 나와라' 이런 모양을 취하기 위한 것이지 압박해서 굴복시키겠다는 모양새만을 취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