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9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정인봉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 송파갑 보선에 맹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역구가 맹 전 의원이 올해 1월말 서울시장 출마의 배수진을 친다며 의원직을 사퇴한 곳이란 점 때문이다.
그가 당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 본인이 스스로 재보선 요인을 만든 곳에 출마하는 셈이 된다.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맹 전 의원은 당초 6월 18일 송파갑 보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정 전 의원이 낙점을 받았다.
맹 전 의원은 당의 결정을 선뜻 수용하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송파갑 재출마가 당과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등의 문제를 놓고 측근들과 숙고중이란 전언이다.
당 관계자도 "맹 전 의원이 현재 공천을 고사하고 있어 설득 작업에 당이 총력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맹 전 의원이 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11일부터 당장 7·26 재보선 공천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맹 전 의원의 대타를 찾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틀 사이에 새 인물을 찾기도 어렵고, 설사 찾더라도 검증 절차를 밟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증을 소홀히 했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질 경우 당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돼 송파갑 보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맹 전 의원이 아침 전화통화에서 일단 고사의 뜻을 밝혔으나 당으로서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출마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맹 전 의원을 한나라당이 전략공천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누구를 공천하더라도 당선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의원직에서 사퇴해 보궐선거 요인을 제공한 사람을 다시 공천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며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기 맘대로 돌려막기식 공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