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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고객 맞춤형' 마케팅이 뜬다

입력 | 2006-07-10 19:51:00


"(싸이월드에게) 제 마음을 들킨 기분이에요."

회사원 오정은(24) 씨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고를 때 불과 2,3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싸이월드에 접속하면 저절로 음악추천 프로그램이 작동해 오 씨를 위한 '맞춤형' 음악들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오씨가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구입한 음악의 박자, 선율, 노랫말 등을 면밀히 분석해 느낌이 비슷한 음악들을 추천한다.

이처럼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상품 추천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 이른바 '고객 맞춤형 추천(CCF·Customized Collaborate Filtering)' 마케팅이다.

●고객을 위한 전담 부서

고객 맞춤형 추천 마케팅은 인터넷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고객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확인하는 순간 그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상품이 화면에 나타나는 식이다.

싸이월드는 올해 초 이 같은 업무를 전담하는 '신기술 랩'(Lab)팀을 이례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마케터, 프로그래머 등 10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매일 6000만 건의 제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그램화한다.

이들은 고객이 싸이월드 도토리로 구입하는 배경화면, 음악, 아이템 등의 연관성을 찾는 일을 한다. 미니 홈피를 꾸미기 위해 분홍색 벽지 아이템을 구입한 고객에게 로맨틱한 분위기의 음악을 추천하는 식이다.

구만영 신기술랩팀 부장은 "고객 스스로도 잘 깨닫지 못했던 제품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스타일 마케터'를 아시나요

인터넷 쇼핑업계에는 '라이프스타일 마케터'란 이색 직종이 있다. 박상화 옥션 판매운영실 차장도 이에 해당된다.

그는 고객의 구입 패턴을 꼼꼼히 살펴본 뒤 고객이 필요로 할 만한 제품을 추천한다.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 고객이 애견용 장난감, 실내용 개집, 조립식 공간박스 등을 구입했다고 하자.

그러면 옥션은 곧바로 그에게 전동 공구 세트를 추천한다. 스스로 만들거나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공구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차장은 "과거에는 이 남성이 싱글인지, 애견 마니아인지 등 문화통계학적인 분류에 따라 애견관련용품을 추천했을 것"이면서 "그러나 요즘은 그 사람의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업체인 '옥션'은 이 같이 철저한 고객 맞춤형 판매로 판매 실적을 3배 이상 높였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