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뉴스 앵커대회, 토론 등 다양하게 진행되는 영어말하기대회를 잘 활용하면 초중고교생들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진은 뉴스앵커대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영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참여 자체로도 큰 공부=전국단위 대회 외에 시군구청, 교육청, 일선 학교에서 열리는 대회도 많다. 전국단위 대회는 예선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본선 진출 자체가 어렵다.
원고는 전문가에게 보여줘 틀린 부분을 수정한 뒤 정확한 표준 발음을 구사하는 원어민의 육성을 녹음해 활용하면 좋다. 본인의 발표 역시 테이프에 녹음해 들어보면서 발음, 억양 등 어색한 부분이 어디인지 확인하면서 연습해야 효과가 있다.
테이프 내용을 따라해 보라고 강요하지 말고 자꾸 반복해서 들려주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머릿속에 입력돼 나중엔 저절로 영어를 흥얼거리게 된다.
▽ 흥미 붙으면 스토리북 활용=아이가 어느 정도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면 오디오 테이프와 함께 들어 있는 영어 스토리북(storybook)을 구해서 들려주자. 스토리북은 영어교육 전문 서점이나 대형 서점의 외국어 서적 코너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YBM ECC 임미리 수석연구원은 “듣기가 어느 정도 되면 스토리북에 나오는 문장을 억양과 발음에 신경을 쓰면서 크게 따라 읽고, 이를 녹음해 듣는 것이 좋다”며 “마지막 단계는 스토리북에 나오는 어휘나 표현을 응용해 내용을 요약한 뒤 말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순수 국내파 ‘영어짱’ 천인우 군…듣고 말하기부터 시작 문법은 중학교 때부터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용인외고) 2학년 천인우(17·사진) 군은 ‘국내파 영어짱’으로 통한다.
4월 열린 ‘제1회 YBM 전국 초중고 영어백일장’에서 고등부 장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와 관련해 10여 차례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외국에서 산 적이 없는 천 군은 영어를 잘 하게 된 비결로 영어대회 참가를 꼽았다. 국내에선 영어를 쓸 기회가 적어 영어대회를 통해 실력을 점검해보고, 나보다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는 것.
어머니 이윤경(42) 씨는 “초등 1학년 때 영어웅변대회에 참가해 본선까지 올랐는데 상은 받지 못했지만 동기 부여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며 “목표의식과 성취감이 생겨 더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천 군은 7세 때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영어 동화 테이프를 매일 3시간 이상 들려줬고, 잠들기 전에도 그날 들려준 영어 동화를 반복해서 틀어줬다. 초등 1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는 영어일기를 꾸준히 썼다. 처음에는 3문장 쓰는 데 2시간 넘게 걸렸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실력이 늘기 시작했다.
테이프와 비디오를 통해 듣기와 말하기 공부를 먼저 시작한 천 군이 문법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한 뒤 토플 준비를 하면서부터다. 천 군은 중3 때 CBT 300점 만점에 290점을 받았다.
“학원에서도 일부러 원어민 강사를 찾아가 질문을 했어요. 지금은 친구들끼리 틈틈이 영어로 대화합니다. 어색해도 영어로 자꾸 말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