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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회의기간 테러 기도 체첸반군 바사예프 제거”

입력 | 2006-07-11 03:00:00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10일 자국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해 온 체첸 무장세력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41·사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파트루세프 FSB 국장은 이날 이 사실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파트루세프 국장은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에 진행된 특수작전 과정에 체첸 이웃 잉구셰티야공화국 경내에서 테러를 준비하던 바사예프와 모든 반군을 제거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반군들이 15일부터 17일 사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인 G8 정상회의 기간에 테러를 통해 G8 주최국인 러시아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보고 직후 “이번 제거는 베슬란이나 부됴노프스크, 이 밖에 모든 테러에서 우리 아이들을 희생시켜온 반군 활동에 대한 정당한 징벌”이라면서 “작전에 참가한 모든 대원에게 훈장을 수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 무장세력 지도자들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경한 투쟁을 해온 인물. 지난해 3월 사망한 아슬란 마스하도프가 비교적 온건한 무장세력 지도자였던 반면 바사예프는 체첸 독립을 위해 러시아와 싸우는 방법을 택했다.

특히 바사예프는 러시아 차르 군대가 1859년 체첸을 함락하는 과정에서 끈질기게 저항한 체첸 지도자 이맘 샤밀을 조상으로 두면서 그의 체첸 독립투쟁은 가문의 과업이기도 했다. 그의 이름도 선조인 이맘 샤밀을 본떠 샤밀 바사예프로 지을 만큼 러시아에 대한 투쟁의식은 남달랐다.

바사예프는 1991년 11월 러시아 정부가 특수부대를 체첸에 파견한 데 항의해 러시아 남부 페티고르스크에서 154명이 탄 여객기를 공중납치하면서 체첸 전사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1년과 1997년 두 차례 체첸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그때마다 실패했고 2000년에는 포위된 그로즈니에서 탈출하다가 한쪽 다리를 잃었다. 바사예프는 이슬람에서 가장 호전적인 종파인 와하비즘의 신봉자이며 2명의 부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그동안 그에게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