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경영 효율성 제고와 대규모 의료 자본 조성을 위해 의료기관을 영리법인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논의가 백지화됐다.
병원의 영리법인 허용은 의료계의 중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였다.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병원 영리법인 도입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위원회에는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8년 이후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외국계 영리병원인 뉴욕장로회병원(NYPH)의 운영 성과와 제주도에 설립할 수 있는 외국계 영리병원의 진료 행태와 투자 성과 등을 지켜본 뒤 이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료계에선 “영리법인 도입 논의가 4, 5년 뒤로 미뤄진 셈”이라며 “이 제도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의료서비스 개방 등에 대비해 의료계의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 제도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으며, 올해 안에 모든 논의를 끝내고 내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현재 개인의원이 아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 학교법인, 특수법인 등 비영리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비영리법인은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없으며 △설립자도 이익을 가져갈 수 없고 △법인을 청산할 때는 모든 재산이 국가에 귀속된다. 이 때문에 병원급 이상은 개인이 설립했더라도 공공 재산이란 성격을 지니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