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미사일 발사)는 북한에게도 손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사저에서 신임 임채정 국회의장과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결과 미국의 네오콘들과 일본의 재무장 세력들이 절씨구나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경환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미사일 발사로 인해) 일본 국민의 90%가 군사대국화를 주장하는 세력들을 지지하고 있으며 남한과 미국, 일본에서 북한을 도우려는 양식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 주장 등 우경화 흐름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군사력 강화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한 뒤 "우리 국민들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도 반대하지만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거나 긴장을 강화시키거나 남과 북을 갈라서게 하는 것에도 반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문제로 6월 방북을 연기한 것과 관련, 김태랑 사무총장이 "가을쯤 재방북하시면 어떤가"라고 건의하자 "상황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해 방북 여건이 낙관적이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우리 민족은 1300년 동안 단일민족이었고 분단이 지속돼야 할 당위성이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를 해칠 마음이 없다는 신뢰구축이고 일을 같이 하면 싸우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