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3선 고지를 밟은 윤태진(58·사진) 인천 남동구청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제일 먼저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했다.
증축공사가 예정된 회관을 찾아가 “공사 기간 중에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 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제 9대 남동구청장 취임사를 통해 “시의원 시절의 의정 활동경험과 6년간의 구정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의 입장에서 현장 행정을 펼쳐 남동구를 인천에서 가장 비전이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남동구에는 시청, 시 교육청이 있고 남동공단과 소래포구, 농촌지역을 끼고 있는 복합도시의 형태를 띠고 있어 행정 수요가 다양한 만큼 현장행정을 통해 구정을 이끌 생각이다.
윤 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논현2지구 택지개발과 옛 한화택지(옛 한국화약 공장부지)의 개발 사업이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부족한 도시기반시설 확충에 노력하겠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 도심권의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원만히 이뤄지도록 해 신도시와 구도심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일례로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택지개발지구 내 주민 의료서비스를 위해 종합병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윤 청장은 남동구의 명소인 소래포구를 현대화해 수도권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마지막 임기 중에 두 가지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논현동에 구민문화회관을 지을 계획이다. 또 인재육성을 위해 2008년 개교를 목표로 한화택지개발사업 부지에 특수목적고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월, 모래네, 만수, 창대, 간석시장 등 5대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윤 청장이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남동공단 내 중소기업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윤 청장은 “마지막 구청장 임기 동안 투명성을 바탕으로 주민에게 신뢰 받는 구정을 펼칠 것”이라며 “머리를 숙이고 조그마한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요정책 수립과 추진과정에 구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14년간 제조업체 운영… 中企지원 역점
윤태진 청장은 14대 째 인천 남동구 도림동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때 방공 청년단장으로 활동하다가 북한군에 납치돼 총살당했다. 가족사의 아픔 때문인지 윤 청장이 노인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윤 청장은 전자회사에 다닌 경험을 살려 제조업체를 창업해 서울과 인천 남동공단에서 14년간 운영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제조업체 경영의 어려움을 잘 안다는 것.
“‘과부사정은 홀아비가 안다’란 속담이 있잖아요. 남동공단에서 제조업 하는 분들이 진짜 애국자란 생각이 듭니다.”
그는 2000년 보궐선거를 통해 남동구청장에 당선 된 뒤 해외시장개척단 파견, 통역·번역 서비스 지원 등 매년 70억여 원의 중소기업지원자금을 배정해 중소기업을 도와왔다.
이에 앞서 그는 1997년 인천시의회(제 2대) 의원으로 조례정비특별위원장을 맡아 인천시 조례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부산, 광주시의회 등 전국의 광역의회를 돌며 각종 조례를 비교 분석해 70여건에 달하는 조례를 인천지역 실정에 맞도록 정비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