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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 건설업체 “화환 대신 우리쌀 받겠습니다”

입력 | 2006-07-13 02:59:00


‘이번 저희 아파트 분양행사에 축하 선물은 쌀로 받고자 합니다. 보내 주신 쌀은 농협과 협의해 사회복지시설에 주도록 하겠습니다.’

대구의 SD건설(대표 강준·옛 대백종합건설)은 12일 대구 수성구 신매동 모델하우스 공개 행사에 여러 업체와 단체 등을 초청하면서 초청장에 특별한 안내문을 담아 보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개방 행사장에 즐비한 화환이나 화분은 낭비적인 측면이 있다”며 “쌀 시장 개방에 따른 농민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문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농협 경북본부의 ‘나누 미(美), 기부 미(米) 운동’에 동참하는 첫 사례.

농협 경북본부는 지역 쌀을 아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쌀을 통한 이웃돕기를 위해 이 운동을 본격 시작한다. ‘나누는 아름다움, 우리 쌀로 기부하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북본부는 그동안 쌀 20kg들이 한 포대를 판매할 때마다 10 원을 기금으로 적립해왔으나 쌀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 아이디어를 냈다.

모델하우스 공개 행사장과 장례식장 등 화분이나 화환이 많이 들어오는 곳을 중심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면 연간 쌀 기부액은 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농협 측은 기대하고 있다.

경북본부는 봉사단체인 대구로터리클럽(회원 5000명)과도 쌀 기부 협약을 맺었다. 94개 클럽별로 ‘쌀 기부 전용통장’을 만들어 회원들의 회비 가운데 일정액을 사용하는 것이다.

서인석 농협 경북본부장은 “도내 시·군 농협을 중심으로 이 운동이 확산되면 쌀 소비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례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가 준비하고 있는 ‘경북 쌀 10만 평생고객 확보 전략’도 눈길을 끈다.

경북도는 연말까지 출향 인사와 대도시에 사는 경북 지역 공무원의 친인척 10만 명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경북 쌀을 애용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수도권 시장을 뚫는 계기도 마련한다는 계획. 서울 등 외지에 사는 출향인에게 경북 쌀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보내고, 구입을 원할 때는 택배비를 도와 시·군이 공동 부담하는 것이다.

경북도 식량정책팀 김진출 사무관은 “경북 쌀의 미질은 우수하지만 브랜드에서 밀리는 게 현실”이라며 “출향인들이 경북 쌀을 즐겨 먹고 주위에 권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