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주권국가의 엄연한 자주적 권리이며 미국의 전쟁 책동과 적대 정책에 대한 불가피한 자위적 조치이다.’ ‘반미반전 미군 철수 투쟁에 모두 떨쳐 일어나 외세 강점 100년의 치욕적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성명이 아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남쪽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라는 단체가 낸 성명이다. 이 단체 홈페이지에는 김정일 정권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주장이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서해교전에 대해 이 단체는 ‘남측 정부와 군부에서 북방한계선(NLL)을 고집해 두 차례 교전이 발생했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는다.
이 단체는 평택에서 전경과 비무장 군인들을 공격한 폭력시위에 가담했다. 이런 단체가 행정자치부의 ‘민간단체 공익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1억 원을 가져갔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이들의 폭력투쟁에 쓰인 죽봉을 사준 꼴이다.
이 단체는 북한 정권 ‘앵무새 노릇하기’에 드는 돈을 남쪽 정부에서 얻어 쓰는 걸 떳떳하게 여기는지 궁금하다. 북의 미사일 발사를 ‘민족의 저력을 외세에 보여 준 일’로 찬양할 정도라면 차라리 북쪽의 지원금을 타 쓰는 편이 옳지 않겠는가. 역시 평택 폭력시위에 가담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라는 단체도 정부 지원금 2000만 원을 받았다.
이들 단체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기구는 행자부 산하 공익사업선정위원회이다. 평택에서 벌어진 반미 폭력시위에 가담한 단체에는 높은 점수를 주어 국민 세금을 지원하고, 탈북자를 돕는 단체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바로 이 위원회다. 이 기구의 위원장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출신인 이현숙 씨다. 또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의 자문변호사는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제 논에 물대기’를 할 코드 성향 인사들을 위원장 또는 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행자부다.
친북반미 폭력운동이 ‘지원 대상 공익사업’으로 선정되는 과정을 통해 노무현 정부의 속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그 실체에 섬뜩함마저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