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품작 ‘갯벌과 인간의 발자취’
국내 젊은 건축학도들이 세계건축가협회(UIA)가 주관한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고려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사이인 양성구(29·사진), 오현일(28), 송정준(26), 신혜광(25) 씨. 세계건축가협회가 주관한 국제공모전에서 한국인이 2년 전 학생 부문 지역 우수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전문가 부문 본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5월 말 한국건축가협회의 1차 심사를 거쳐 한국 대표로 선정됐고, 캐나다 국제심사를 통해 3일 세계건축가협회 홈페이지에서 수상 사실을 확인했다.
전 세계 113개국 100만 명의 건축가가 가입되어 있는 세계건축가협회는 능력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매년 국제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도시축제2-새로운 도시를 위한 아이디어’. 이들은 사회 현안인 새만금 사업의 분석을 토대로 한 친환경적인 건축물 구상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새만금 사업장에 직접 찾아갔지만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었다. 갯벌에 대한 자료도 턱없이 부족했다. 오 씨는 “‘네이처’지와 국내 논문을 뒤져 자료를 수집했다”며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데만 2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팀장인 양 씨는 “새만금은 물막이 공사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방의 부분 부분을 다리 형식으로 바꾸어 기존 해류의 흐름을 되찾게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차적으로 방조제를 뚫어 해류의 흐름을 통해 갯벌을 되살리고, 살아난 자연을 통해 기존 도시와 새로운 도시의 상생관계를 도모한다는 것이 아이디어의 핵심이다.
오 씨는 “범위가 큰 프로젝트라 팀원들이 모두 고생했지만 한국 건축계에서도 의미 있는 작업인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앞으로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총 5000유로(약 4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선정된 대상작은 9월 9일부터 11월 10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 전시된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