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 등 치사율이 높은 패혈증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한림대 의대 춘천성심병원 신장내과 구자룡(사진) 교수팀은 2003년부터 3년 동안 심한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59명에 대해 조기에 혈액을 여과해 생존율을 72%로 높였다고 12일 밝혔다.
혈액 여과란 환자의 혈액을 빼내 혈구세포와 단백질을 제외한 혈액 성분을 여과기기에서 교체해 환자에게 되돌려 보내는 것이다.
같은 기간에 조기에 혈액 여과를 하지 않고 항생제 투여 등 통상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 43명의 생존율은 49%에 불과했다. 통상 패혈증 환자의 50∼60%는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까지 손상돼 급성신부전증 증상을 보이는 패혈증 환자에게 주로 혈액 여과 치료법이 사용돼 왔으나 구 교수팀은 이 같은 증상을 보이기 이전에 혈액을 여과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구 교수팀은 최근 열린 제26차 대한신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해 우수연구상을 받았다.
구 교수는 “패혈증은 전신적인 염증과 광범위한 조직 손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망한다”며 “혈액 여과를 하면 조직을 손상시키는 각종 염증 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