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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지 “웰치씨 이제 그만… 시대가 변했소”

입력 | 2006-07-13 03:00:00


“이제는 잭 웰치의 경영지침서를 찢어라.”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11일 인터넷판에서 ‘경영의 마술사’로 평가받아 온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의 경영노하우가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통하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우선 과거에는 몸집을 불려 회사 규모를 늘리는 것이 유리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웃소싱이 보편화된 요즘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줄었다. 이제는 ‘민첩성’이 ‘크기’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

시장에서 1등이나 2등만이 살아남는다는 게 웰치 전 회장의 지론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틈새시장’ 전략이 효과적으로 먹혀든다는 것이 포천의 지적. 음료시장에서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신장세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 음료시장 1위인 코카콜라도 처음에 ‘틈새시장’의 잠재력을 무시해 고전했다가 뒤늦게 에너지드링크 시장에 합류했다.

많은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주주가 왕’이라는 웰치 전 회장의 논리 대신 ‘고객이 왕’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테크 회사로 시가총액이 머크보다 더 많은 제넨테크는 단기 주주가치보다는 항상 환자를 우선시하는 경영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또 웰치 전 회장은 모든 직원을 철저하게 평가한 뒤 우수 인재 위주로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위 10%’는 포기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요즘 경영진들은 이제 ‘정열을 가진 직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평가를 통한 지나친 서열화가 오히려 직원들의 근무 의욕을 떨어뜨려 생산성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CEO의 덕목도 바뀌었다. 웰치 전 회장처럼 카리스마형 경영자보다는 지금은 용기 있는 CEO가 필요하다고 포천은 분석했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주가를 높이는 CEO보다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때로는 리스크도 감수할 수 있는 용기 있는 CEO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회사가 지나치게 단기적인 수익률에만 매몰되기보다는 환경이나 건강 등 ‘영혼 요소’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장기적인 수익률도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웰치 전 회장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몸집을 키우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재빠르게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것과 모순이 되지 않는다”며 포천지 분석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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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