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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농산물-섬유-공산품 개방안 일괄교환 합의

입력 | 2006-07-13 03:00:00

폭우속 물대포 진압 12일 오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가한 반FTA 단체 회원과 학생 3000여 명이 청와대 진입을 위해 서울 종로에서 세종로 방향으로 진출하려고 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벌이고 있는 한미 양국이 상품무역 분야 개방안(양허안)의 작성 원칙에 합의했다.

양국은 또 한국이 당초 제안한 대로 농산물과 섬유, 공산품을 묶어 개방안을 일괄 교환하기로 의견을 모아 향후 협상에 보다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2일 밤 “개방안 작성원칙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상당히 만족할 결과를 얻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농산물 등 한국이 취약한 분야의 개방 제외 또는 관세 철폐 이행기간 장기화 등의 ‘틀’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또 농산물, 섬유, 공산품 개방안 일괄 교환에 합의해 9월 3차협상 전에 이들 분야에 대한 개방안을 처음 교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들 분야의 개방안을 한꺼번에 교환해 미국의 취약산업인 섬유를 지렛대로 협상력을 강화해 한국의 농산물시장 개방을 방어한다는 전략이었다.

서비스 분과에서도 양국은 어떤 분야를 개방에서 제외할지를 담은 유보안을 이날 처음 교환했다.

다만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건강보험 약가(藥價) 산정문제’ 협상은 미국이 한국정부의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틀째 공전되는 등 난항을 거듭했다.

약가책정 적정화 방안이란 효능을 인정받은 신약이라 해도 가격에 비해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만 선별해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으로, 정부는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허가된 의약품 대부분이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새 방안이 시행되면 주요 신약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자국의 제약업계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열린우리당 ‘한미 FTA 체결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쌀도 개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