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근무하던 현직 판사 3명이 지역 유지와 친분 관계를 맺으면서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거주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한꺼번에 사직했던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근무하던 A 판사와, 군산지원에서 함께 근무하다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에서 다른 지역 법원으로 자리를 옮긴 B, C 판사 등 3명에게서 사표를 받았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달 전직 판사 3명이 군산지원에 근무할 때 현지의 지역금융기관 이사장에게서 주거용으로 아파트를 무상으로 빌려 사용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자체 감사를 벌여 그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대법원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역 금융기관 이사장에게서 “관사가 허름한데 내가 투자를 했다가 물건으로 대신 받은 아파트를 쓰라”는 제의를 받고 이를 받아들여 몇 개월가량 이 아파트를 사용했다는 것.
특히 아파트를 무상으로 사용하던 판사 3명 가운데 1명은 이 이사장이 지난해 말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뒤 신청한 구속적부심에서 석방 결정을 내려 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이들 전직 판사가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것이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내사했으나 직무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해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의 감사 과정에서 이들 전직 판사 3명은 “금융기관 이사장과 간간이 골프를 친 적이 있고, 아파트에 거주한 것은 맞지만 직무와는 관련이 없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고 대법원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판사들이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윤리감사관실이 조사를 하던 중 그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해 법관 징계법에 따라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이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전직 판사 3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