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좁은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던 자신의 학창시절이 떠올라 더욱 안타까웠다.
대구 지역에서 100m 달리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운동장을 갖춘 초중고교가 갈수록 줄고 있다.
12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시내 초등학교 204곳 중 72.5%가 운동장이 좁아 100m 달리기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중학교는 120곳 중 38.3%, 고등학교는 86개교 가운데 40.6%가 100m 달리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운동장이 좁다는 것.
특히 올해 문을 연 수성고와 월서초등학교 등 4곳 모두 운동장이 비좁아 100m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들 학교에서는 50m 달리기 등으로 학생들의 기초체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지난해 개교한 대구 동구의 K초등학교는 가을운동회 때 운동장이 좁아 100m 달리기를 70m 달리기로 대체하기도 했다.
운동장이 좁은 학교가 늘고 있는 것은 강당, 급식소, 교실 등 학교시설 확장 및 신축 공사로 인해 기존 운동장 부지가 잠식되고 있기 때문.
또 대단위 아파트단지 등에 신설되는 학교는 땅 값이 비싸 교육 당국이 운동장 부지를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체육 전문가들은 “초중고의 운동장이 좁으면 국민기초체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100m 달리기는 육상경기의 기본인데 초중고 학생들이 이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정창화 장학사(체육담당)는 “운동장이 좁은 학교 학생들의 체력저하를 막기 위해 2004년부터 이들 학교의 운동장 한 쪽에 우레탄을 깔아 전천후 체육활동이 가능한 다목적 체육시설을 늘리는 사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