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의 한국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39% 정도인 거래소시장의 외국인 지분이 30% 가까이 떨어져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가는 28억9900만 달러(2조7526억 원) 어치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수 금액을 뺀 것)했다. 이것은 아시아 증시 전체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를 지나치게 걱정하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주식을 값싸게 사들였던 외국 펀드들이 자연스럽게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4~6월에 외국인이 거래소시장 시가총액의 1.27%인 8조3000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한국 증시는 '버텨내는 힘'을 보여줬다"며 "6개월 정도의 단기간에 시가총액의 2.5~3% 정도가 빠져나가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아시아 신흥시장에 속한 대만 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2005년 말 기준으로 31.3%임을 감안하면 외국 펀드가 한국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현상은 당연하다는 것.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도 "지난해 전 세계 신흥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사상 최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한국 증시에서는 3조 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외국인 매매 추이로는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여러 업종이 고루 갖춰진 다른 해외 증시와 비교하면 39%의 외국인 비중은 여전히 매우 높은 편"이라며 "외국인 비중이 천천히 줄어들고,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늘어나는 과정이 앞으로 몇 해를 두고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