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TV방송이 FTA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는 편파보도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MBC 'PD수첩'이 4일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멕시코의 사회 경제상을 집중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3일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올려 "PD수첩은 '멕시코의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이다. 이것은 NAFTA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한미 FTA를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시청자들에게 주입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편파왜곡보도"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PD수첩은 멕시코 양극화를 집중 조명하면서 페소화 위기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멕시코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데에는 NAFTA도 일정 부문 작용했겠지만 페소화 위기로 인한 피해가 훨씬 더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는 NAFTA가 발효된 지 1년 만에 '멕시코 판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터져 NAFTA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정부 대변인인 김창호 국정홍보처장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에 부정적인 일부 TV방송에 대해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제작자의 정치적 관점을 과도하게 반영했고 횡포에 가까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의 이런 대응은 최근 한미 FTA 협상 관련 별도의 국내팀을 구성해 홍보를 강화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그동안 비판적인 일부신문에 대한 공격은 많이 했지만 방송사에 대한 비판은 이례적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TV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