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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져

입력 | 2006-07-13 23:12:00


10년 동안 경기도 남양주지역에서 자원봉사를 도맡아 했던 해병대전우회 지회장이 폭우 실종자 수색에 앞장서다 변을 당해 주위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3일 오전 10시반경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용암천 주을교 인근 수중보 밑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해병대전우회 남양주지회장 이승우(48) 씨가 급류와 소용돌이에 휘말려 숨졌다.

이 씨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해병대 전우회원 8명과 함께 잠수복을 입고 별내면~퇴계원간 덕송·용암·왕숙천 등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환경미화원 이모(48) 씨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함께 작업을 벌이던 김모(42) 씨는 "이 씨가 전날 비로 물이 불어 2~3m 깊이가 된 하천 수중보 밑을 수색하던 중 소용돌이에 휘말려 5분 가량 물속에 잠겨 있었다"며 "사체 인양 등 수중 봉사활동에 워낙 베테랑이라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동료 회원들은 이씨가 떠오르지 않자 곧바로 밧줄을 몸에 감고 물 속으로 뛰어들어 이 씨를 구조한 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며 이 씨는 의식을 찾지 못해 인근 구리 한양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숨진 이 씨는 해병대 378기로 1993년부터 전우회에 가입, 13년 동안 1000여회 이상 하천의 사체 인양과 수중 정화 등 자원봉사에 앞장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2월 전라도 지역에 내린 폭설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5번에 걸쳐 설해지역을 방문,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해병대전우회 경기도회장 김수일 씨는 "평소 온순한 성품을 지닌데다 남 돕는 일을 좋아해 주위의 칭송이 자자했다"며 "1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함께 했는데 후배를 죽음의 길로 몰아넣은 것 같아 가족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숨진 이 씨는 부인과 대학생 딸, 군복무 중인 아들을 두고 있으며 이 씨의 시신은 남양주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