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노사발전재단’ 구성 문제 등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경제단체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위원장은 10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만난 데 이어 11일에는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도 단독 회동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본보 13일자 A2면 참조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11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회관을 직접 찾아가 이 회장과 노사발전재단 설립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 양측 재단설립 공감… 노사정위 상정키로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발전재단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 회장도 설립 취지에 공감했다고 경총과 한국노총 측은 전했다.
이 위원장은 또 조만간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도 별도로 만나 재단 설립 문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노총이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지만 정부와 재계도 재단 설립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이 문제가 노사정 차원에서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미 한국노총은 이를 위한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경총도 정책본부에서 세부적인 사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노사는 8월경 노사정위원회에 정식으로 재단 설립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노총은 재단의 주요 사업으로 △상생의 노사관계 패러다임 개발 △노사 공동 교육 프로그램 마련 △현장 중심의 고용정책 개발 △중소영세업체 근로자 복지 혜택 부여 등을 검토 중이다.
이용범 한국노총 기획본부장은 “주요 노사관계 이슈들을 이 재단에서 다룰 경우 노사의 공동이익 창출과 신뢰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원 분담싸고 노동계-재계 진통 겪을 듯
하지만 재단 설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국노총은 2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재단에서 기금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노총은 우선 정부에 재단 관련 재원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노동계와 재계는 이를 위해 8월부터 국회의 관련 위원회 의원들과 만나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만으로는 2000억 원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동계와 재계는 나머지 금액을 분담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재계가 더 부담을 해야 하겠지만 노동계에서도 출연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노사발전재단을 만드는 데 금전적 지원을 할 용의를 내비치고 있지만 현재 재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큰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