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이 1980년대 초 학원 내 좌경세력을 척결한다며 벌인 ‘학원 녹화사업’ 과정에서 강제 징집됐던 사람은 모두 1152명에 이르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제 징집자 중 921명과 정상 입대자 247명, 민간인 24명 등 1192명이 1982년 9월부터 1983년 12월까지 녹화사업에 동원돼 학원 프락치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군 과거사위)는 13일 이런 내용의 강제 징집 녹화사업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제 징집은 1980년 9월∼84년 11월 실시됐으며 80년 77명, 81년 230명, 83년 461명으로 늘다 84년에 13명으로 급감했다. 서울대가 254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165명) 성균관대(105명) 경북대(37명) 전남대(29명) 강원대(28명) 순이었다.
군 과거사위 관계자는 “강제 징집된 사람 중에는 한쪽 눈의 시력을 상실하거나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학생, 2대 독자, 징집 연령이 되지 않은 학생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군 과거사위는 “녹화사업은 당시 정권 차원의 위법행위인 만큼 정부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하고 피해자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 심의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