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돌리는 남북남북장관급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끝난 13일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남측 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왼쪽)과 북측 대표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가 어색한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 속에서 강행됐던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3일 남북한의 현저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아무 성과 없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맞물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남북한은 회담 결과를 집약한 ‘공동보도문’을 발표하지 못하고 다음번 회담 날짜도 잡지 못했다. 공동보도문이 나오지 않은 것은 9·11테러 직후 열렸던 2001년 11월 6차 회담에 이어 두 번째. 3박 4일의 일정을 다 채우지 못한 채 3일 만에 회담이 끝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장관급회담 남측 대변인인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실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북측은 ‘인도적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추가적 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남측도 미사일 문제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한 상태에서 논의를 반복하기보다는 회담을 종결하는 것이 상황에 부합한다고 봐 조기 종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리 및 국제사회의 우려와 그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조속 복귀 필요성에 대해 북측에 상세히 설명했다”며 “이 같은 입장이 북측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회담 종결회의 직후 기자단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부득이 예정된 일정에 관계없이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으며 무산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향후 북남관계에 예측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결과)가 발생하게 만든 데 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고려항공편으로 김해공항을 떠나 동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부산=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