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노동조합원들이 정연주 사장의 연임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3기 방송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문제는 KBS 정연주 사장의 연임 여부다. 정 사장은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자가 선정되지 않아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KBS 노동조합은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KBS 사장은 방송위의 추천으로 구성되는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관례상 대통령 추천 인사가 맡아 온 방송위원장은 KBS 사장 인사를 좌우할 수 있다. 위원장에 유력한 이상희 위원을 비롯해 5명의 상임위원 중 여권 추천 인사 3명은 정 사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체 방송위원의 여야 비율이 6 대 3이어서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희 위원은 서울대 교수협의회장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21세기 언론연구소 이사장을 지낸 인물로 대통령이 추천한 친여권 인사이다. 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민희 위원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상임대표이며, 주동황 위원은 이 단체의 정책위원을 지냈다. 이 단체는 정 사장이 곤경에 처할 때 지지 성명을 낸 바 있다. 역시 부위원장 후보 중 한 사람인 마권수 위원은 정 사장의 한국방송협회장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다.
민언련은 올해 4월 KBS 노조가 응답자 4050명 중 82.4%(3337명)가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설문 결과는 노조가 상업주의에 매몰돼 있지 않은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KBS 노조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을 때도 ‘KBS, 개혁 위해 힘 합치는 것이 정답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로 정 사장을 두둔했다.
KBS 노조는 13일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반대 이유로 △공영방송 철학 부재 △팀제 도입으로 인한 조직 갈등과 여과 기능의 실종 △경영 능력 부재 △수신료 정책 실패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 사장의 연임설과 별도로 KBS 사장 후보로는 K, Y 씨 등 KBS 출신 인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