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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문 채택

입력 | 2006-07-16 14:53:0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이 통과됐다.

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한국 전쟁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을 때도 결의안을 내긴 했지만, 그 때는 NPT 복귀를 촉구하는 수준이었다.

안보리는 15일 오후(한국 시간 16일 새벽)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한편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관련 물품, 기술, 자금의 북한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보리는 결의안을 통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각국의 국내법, 국제법에 따라 북한을 감시하면서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WMD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안보리를 통과한 최종 결의문에서 상황전개에 따라 군사적 제재가능성을 열어 놓는 '유엔헌장 7장 원용' 조항은 빠졌다. 대신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책임 아래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는 규정이 들어갔다.

결의문은 또 북한에 대해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및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유예선언) 준수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 △모든 핵무기 및 기존 핵 프로그램 포기 △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 규정 재가입을 촉구했다.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결의안 통과 직후 안보리 발언을 통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력을 가하려는 비열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안보리를 오도하는 일부 국가들의 기도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조선인민군은 앞으로도 자위를 위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사는 최근 "우리 공화국은 2단계 실험 준비가 돼있다. 2단계 실험이 이루어지면 더욱 강력한 힘과 기술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이 전했다.

정부 관계자도 16일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 거부를 선언하는 등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주재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전략물자 통제'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국은 사거리 300㎞, 탄두중량 500㎏ 이내의 미사일만 개발하도록 미사일 기술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에 필요한 부품 기술 등 전략물자를 수출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한 바세나르 협정에 가입돼 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