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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 ‘공신녹권’ 완본 발견…이방원 도운 장철 등 기록

입력 | 2006-07-17 03:00:00


조선 태조 때 이방원이 주도한 제1차 왕자의 난(1398년)의 공신들을 임명한 공훈문서 완본이 발견됐다.

허철회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인천 이씨 중시조이자 조선 초기 도승지를 지낸 이문화(李文和·1358∼1414)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가 임금의 명으로 장철(張哲·?∼1399)에게 발급한 ‘장철정사공신녹권(張哲定社功臣錄券)’을 찾아내 15일 공개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장철 후손에게서 입수했다는 이 공신녹권은 길이 4m, 폭 40cm의 두루마리 형태로 조선 제2대 왕 정종의 지시로 1398년 11월에 발급됐다. 조선 초기 개국공신에게 준 ‘개국공신녹권’은 몇 차례 발견된 적이 있으나 ‘정사공신녹권’이 발견된 것은 ‘정사공신조온사여왕지(定社功臣趙溫賜與王旨)’에 이어 두 번째다.

제1차 왕자의 난은 이복동생인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방원이 개국공신 정도전을 비롯한 방석 일파를 제거한 사건이다. 이번에 발굴된 공신녹권에는 공신들의 이름과 이들에게 내린 특권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 문서는 방석을 지키려다 이방원 일파에 의해 주살된 정도전 등을 ‘간신’으로 표현함으로써 조선 조정 안팎을 둘러싼 정치권력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민현구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현존하는 조선초 공신문서가 많지 않다”며 “앞으로 조선 초기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