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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대북 현금 송금금지 등 추가재재 착수

입력 | 2006-07-17 16:32:0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 채택 이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가고 있다.

미국은 기존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종용한다는 방침이고, 그동안 단호한 대응을 요구해온 일본은 구체적인 제재방안 검토에 들어가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7일(한국시각)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추가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더 고립되고 싶지 않다면, 추가 압력에 직면하고 싶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북 금융제재와 PSI 활동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면 대화에 끌어들일(engage) 것”이라고 말해 6자회담 틀 속에서 북-미간 직접대화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안보리 결의안 통과로 미국 주도의 PSI 활동이 국제법적 근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은 선박에 대한 정선 나포 압류 등 대북 포위망이 한층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외무성과 금융청 등 관계기관 과장급 협의를 열어 구체적인 제재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첫 번째 조치로 일본은 북한에 대한 송금을 규제키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은 금융제재를 위해 정부가 독자 판단으로 대북 송금이나 특정 품목의 수출입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규정한 개정 외환법(2004년 2월)을 활용할 예정이며,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나라에도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2005년 기준으로 214억 엔 규모인 북한과 일본의 수출입을 전면 금지시키면 북한 국내총생산(GDP)이 7% 줄어들고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미국이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한국의 PSI 적극 참여를 요청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부터 한국 정부에 PSI 적극 참여를 요청해왔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PSI 정식 참여와 역내·외 훈련에 대한 물적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역내·외 훈련에 참관단을 파견하고 PSI 회의 결과를 브리핑받는 정도만 참여하고 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