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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방어운전’ 시동… 세계 자동차 업계 ‘합종연횡’

입력 | 2006-07-18 03:05:00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와의 제휴를 포함해 종합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르노·닛산과 GM의 ‘3각 연대’ 추진에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까지 합세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세계 자동차 업계의 재편 기류가 뚜렷해진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현대차는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기대를 모았으나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아 2004년 결별한 바 있다.》

도요타의 고위 경영진이 GM과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이 15일 보도했다.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협상 파트너를 GM에서 포드로 바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곤 회장은 GM이 먼저 제의해 왔기 때문에 포드가 아닌 GM과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혀 제휴 대상을 포드로 바꾸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시사했다.

1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포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포드 2세는 “GM과 르노·닛산 간 3사 제휴 같은 방식의 국제적 제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포드가 다양한 방식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현대차, 독자 생존이냐 제휴냐

현대차그룹은 르노·닛산과 GM의 제휴가 성사될 경우 현대차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할 것을 산하 자동차연구소에 지시했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미국 독일 일본의 메이저 자동차 업체와 전략적 제휴 시도를 포함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월드 카’ 개발에 나섰지만 양측의 이해타산이 맞지 않아 2004년 결별했다.

이 때문에 제휴에 대한 현대차의 입장은 조심스럽다.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1990년대 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것도 변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생산 규모는 독자 생존을 위한 연간 500만 대 생산 규모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 대수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370만 대.

○ 제휴 파트너는 누구?

2010년까지 연간 500만 대 생산 목표라지만 GM, 르노·닛산, 포드, 도요타 등이 어떤 형태로든 제휴할 경우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할 경우 생존 전략도 수정해야 한다.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두 업체와의 기술격차가 커 제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다시 제휴하거나 포드 또는 제3의 업체와 제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에 자체개발한 4기통 신형엔진인 세타엔진을 수출하고 있으며 과거 기아차도 포드와 제휴 관계를 맺은 적이 있는 등 인연이 완전히 끊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업체 인수 합병일지연도내용1964년폴크스바겐: 아우디 인수1989년포드: 재규어 인수1990년GM: 사브 인수1994년BMW: 로버 인수(2000년 로버 매각)1996년포드: 마쓰다 인수1998년다임러벤츠-크라이슬러 합병→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 탄생1999년르노, 닛산 제휴→르노닛산연대 탄생포드: 볼보 인수2000년현대차-다임러크라이슬러 제휴(2004년 결별)포드: 랜드로버 인수2006년GM 르노닛산 제휴검토 합의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