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옛 재무부 출신들의 몰락은 과천 관가에서 ‘날개 없는 추락’에 비유되곤 한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주요 경제 포스트를 경제기획원 출신에 내 준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모피아의 두 거두로 꼽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각각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 선상에 올라 있다.
변양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보고펀드 대표와 연원영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은 이미 검찰에 구속됐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재무부 출신 중에서도 특히 모피아의 핵심격인 금융 라인이 집중적으로 화(禍)를 입고 있다. 세제(稅制)라인은 그나마 건재한 편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재무부 출신의 몰락은 각종 금융 관련 스캔들이 불거진 것과 함께 금융의 축이 정부에서 점차 시장으로 이동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