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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이재오 이번엔 당직 개편 갈등

입력 | 2006-07-18 03:05:00


한나라당 각 계파가 17일 밤 당직 개편안을 놓고 막후 줄다리기를 벌였다.

7·11전당대회 결과의 불만으로 당무를 거부하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날 당무 복귀를 선언해 전당대회 후유증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당직 개편이 또 하나의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날 오후 한나라당에서는 주요 당직자 내정안이 구체적으로 돌았다. 강재섭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당무에 복귀하면 상의해 당직을 개편하겠다고 말했으나 이 최고위원과 상의하기 전에 내정안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내일(18일) 최고위원회에 당직 개편안을 올려 이 최고위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돈 당직 개편안에 따르면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2명에는 권영세 의원과 한영 현 최고위원이, 당 살림을 꾸릴 사무총장에는 3선인 황우여 의원이 내정됐다는 것. 대변인에는 대표 경선과정에서 강 대표를 지원했던 나경원 유기준 의원을 복수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당대회 의장에 김학원 의원, 여의도연구소장에 임태희 의원, 홍보기획본부장에 김학송 의원, 전략기획본부장에 김성조 의원이 각각 임명될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

그러나 강 대표 측은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하루 전에 최고위원들에게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상의 과정에서 언론에 흘러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직 개편 내정안을 접한 이 최고위원 측은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 대부분이 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이거나 전당대회 때 강 대표를 도왔던 사람 일색인 것은 문제”라고 반발했다. 새 지도부에 대해 ‘보수 일색의 민정당 회귀’ ‘영남 일색’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정안대로 당직이 개편될 경우 한나라당이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이 최고위원 측뿐 아니라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이다.

이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이 최고위원이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개진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17일 상경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인맥이 당 지도부부터 시도당까지 차지하고 있어 그대로 두고는 차기 대선 후보의 경선을 공정하게 치르기 어렵다”면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