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등 중부 지방을 강타한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17일에는 충청이남 지방에도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장마전선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서해상에서 비구름이 들어오며 밤부터 남부지방에서 다시 활성화됐다. 이로 인해 충청과 영호남 지방은 18일 오전 40∼90mm(많은 곳 1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기상청은 이 지역에 호우예비특보를 발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17일 오후 10시 현재 19명이 숨지고 31명이 실종되는 등 50명의 인명피해가 났다고 잠정 집계했다. 또 1168가구 290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7712ha의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이번 장맛비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2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충청 영호남 지방, 18일까지 많은 비=17일 폭우가 쏟아진 충청과 경북, 전북 지방에는 주택과 농경지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사흘간 274mm의 집중호우가 내린 충북 단양군에는 이날 이재민이 속출하고, 취수장 두 곳이 침수되면서 5개 읍면지역 550여 가구 주민 2만여 명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이날 대구 경북 지방에 내린 비로 낙동강의 상주시, 칠곡군 왜관읍, 대구 달성군 현풍면 등 3개 지점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왜관 지점(6.68m)과 현풍 지점(11.36m)의 수위는 오후 9시 현재 홍수경보까지 2m가량의 여유가 있지만 시간당 20cm씩 가파르게 상승해 하류지역 주민들은 밤까지 긴장을 풀지 못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호우경보가 지속됐던 전북 진안군에서는 오전 7시경 주천면 신양리 금성교 교각이 무너져 내려 신양마을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정부의 피해 대책=정부는 이번 폭우로 생활 터전을 잃은 강원 인제군과 평창군, 경남 진주시와 의령군 등 10여 곳을 18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조기 선포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특별위로금과 주택 및 농축산 시설의 복구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별위로금은 주택은 전파 500만 원, 반파 290만 원이며 농작물과 농림수산시설은 80% 이상 피해 500만 원, 50∼80% 미만 피해 300만 원 등이다.
▽이번 집중호우는 태풍 탓=기상학자들은 중남부 지방을 오르내리며 집중호우가 내리는 것은 두 차례의 태풍 탓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는 제4호 태풍 ‘빌리스’의 영향이 컸다. 빌리스는 중국 남부지방에서 소멸했지만 이 과정에서 내뿜은 엄청난 에너지와 수증기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비구름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졌다. 앞서 8∼12일 중남부지방에 내린 폭우는 제3호 태풍 에위니아 탓이었다.전국종합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